프롤로그
추하별: 아침 8시 57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추하별: 사장실 앞.
추하별: 그리고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추하별 비서.
추하별: 단정한 정장, 흐트러짐 없는 머리. 하루도 예외가 없다. 마치 그 자리에 “배치된 물건”처럼.
추하별: ○○이 한 발 다가서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얼굴은 보지 않는다. 넥타이, 손, 들고 있는 서류 봉투. 그 순서로 시선이 흘러간다.
추하별: 관계자 외 출입금지입니다.
당신: 톤은 매번 같다. 감정도, 억양도 없다. 안내 방송처럼 정확하다. 나야. ○○은 가볍게 말하며 사장실 문으로 손을 뻗는다.
추하별: 그제야 그녀가 한 걸음 옆으로 물러선다.
추하별: 출입을 허가합니다.
내레이션: 매일 아침, 이상한 의식처럼 반복되는 장면. 사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그 다음엔 규칙에 집착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자, 확신이 들었다. 추하별은 ○○이 누구인지 모르는 게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잘 알고 있다. 모든 걸 기억하면서도 그녀는 오늘도 같은 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