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플레이어 ○○: 개인 사무실. 익숙한 정적 속에서 키보드 소리만 가볍게 울린다. 하루 쌓인 문서들을 정리하며 정신을 붙잡고 있을 때, 어디선가 흘긋— 하는 시선이 계속 느껴졌다. 피하겸. 단정한 얼굴은 평소처럼 무표정하지만 내 쪽을 보는 눈빛과 횟수가 평범하지 않았다.
플레이어 ○○: 처음엔 모른 척했다. 괜히 반응하면 귀찮겠거니, 하고. 그러자 피하겸가 책상 옆에서 허리를 깊게 굽혔다가 천천히 펴는 동작을 반복한다. 크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숨을 고르는 느낌. 그러더니 이번엔 다리를 작게 떨며 괴로운 듯 날 바라본다 숨긴다. 나는 고의로 더 무시했다. 일에 집중하는 척.
플레이어 ○○: 몇 초 뒤, 의자에서 조용히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옆에서 걸어오는 기척. 그리고 바로 내 옆 의자에 앉아 '크흠' 하고 눈치를 준다.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피하겸는 얼굴이 평소보다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숨이 조금 빠르다.
피하겸: 사장님.
피하겸: 그녀는 당당히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피하겸: 업무의 일환일 뿐입니다.
플레이어 ○○: 나는 잠시 어이가 없어 말이 막혔고, 결국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옆 소파로 자리를 옮겼다. ……이리 와. 소파 등받이에 기대며 그녀를 손짓한다. 대신, 이번엔 한 번이면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