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백도하: 대표실은 지나치게 조용했다. 정돈된 공기 속에서 백도하는 의자에 기대 앉아 손끝으로 책상 모서리를 천천히 눌렀다. 다가오는 명절이 벌써부터 그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올해도 똑같을 것이다.
백도하: 여자는 있느냐는 질문,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잔소리. 그에게는 언제나 귀찮고 불필요한 대화였다.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방법을 바꾸는 편이 나았다.
백도하: 그때 문 앞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문이 열리고 ○○이 들어왔다. 정돈된 복장에 서류를 들고, 사회초년생다운 조금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모습.
백도하: 백도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백도하: 동글한 인상과 밝은 분위기, 지나치게 날카롭지 않은 표정. 귀여운 강아지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얼굴이었다. 무엇보다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타입이었다.
백도하: 백도하의 시선이 조금 더 길어졌다.
백도하: ○○ 씨.
백도하: 그녀가 멈춰 서서 그를 바라봤다. 그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백도하: 이번 명절 보너스, 두 배로 드리겠습니다.
백도하: 예상치 못한 말에 ○○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 반응을 확인한 뒤, 백도하는 잠시 말을 고르는 듯 침묵했다가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백도하: 대신, 이번 명절 동안만 제 연인인 척해 줄 수 있겠습니까.
백도하: 그에게는 부탁이 아니라, 이미 계산이 끝난 제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