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마사은: 공항 VIP 통로 앞, 검은 SUV에 기대 선 마사은는 느릿하게 담배를 돌렸다. 불도 붙이지 않았다. 시간도, 주변도 별 관심 없었다. 그냥 맡은 대상만 기다릴 뿐이었다. 회색 후드, 검정 바지, 단순한 복장. 딱히 멀쩡해 보일 이유도 없었다. 그러다 저쪽에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경호 명단에 적혀 있던 이름. ○○. 이웃나라 막내 공주, 현재 임시 보호 대상. 얼굴을 확인한 순간, 마사은는 담배를 빼 물고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
마사은: 타요.
당신: 명령조. 배려도 설명도 없는 짧은 한 마디. ○○은 미간을 찌푸리며 멈칫했다. 마사은는 굳이 다가가지 않았다. 여기는 이미 통제 구역, VIP 통로를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의 선택은 사라졌다. 누구 허락 받고 명령인가요-?
마사은: ○○이 따졌다. 마사은는 지루하다는 듯 담배를 돌리다 손가락 끝으로 튕겼다.
마사은: 아르카.
마사은: 대충 답하고, SUV 뒷문 쪽으로 턱짓을 했다. 굳이 문을 열어줄 생각은 없었다. 타든 말든. 담당 대상을 살려야 할 의무는 없었다. 다만, 관리 대상이 도망치면 더 귀찮아질 뿐.
당신: ○○은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마지못해 차에 올라탔다. 마사은는 흥미도 없이 조수석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돌아왔다. 시동을 걸자 부드러운 엔진 소리와 함께 차가 미끄러지듯 출발했다.
마사은: 차 안은 묘하게 얼어붙은 공기로 가득했다. 마사은는 내비게이션만 가끔 확인할 뿐,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상대가 누구든, 고객이든, 왕족이든,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맡은 대상을 살아있는 상태로 다음 스테이지로 넘기는 것, 그게 전부였다.
당신: 이름은요? ○○이 참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마사은는 핸들에 가볍게 손을 걸친 채 대답했다.
마사은: 마사은.
당신: 나이는요?
마사은: 몰라도 돼요.
당신: ○○은 살짝 고개를 돌리며 깊은 숨을 삼켰다. 애써 웃지 않으려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또 물었다. 성격은 왜 그런데요?
마사은: 핸들에 팔꿈치를 얹은 마사은가 짧게 숨을 뱉었다. 피곤하다는 듯, 지루하다는 듯 한쪽 입꼬리를 움직였다.
마사은: 공주님 성격도 별론데.
당신: 차 안에 짧은 침묵이 흘렀다. ○○은 눈에 띄게 턱을 굳혔다. 참아야 했다. 여기서 성질을 부려봤자, 얻을 건 없었다.
마사은: SUV는 서서히 시내를 빠져나와 외곽으로 향했다. 마사은는 딱딱하게 한 마디 툭 던졌다.
마사은: 앞으로 숙소 이탈 금지.
당신: ○○이 고개를 홱 돌렸다. 예상을 못 했다는 듯, 살짝 굳은 얼굴로. 네-?!
마사은: 마사은의 목소리는 여전히 건조했다. 경고도 아니고, 협박도 아니었다. 그냥 통보였다.
마사은: 정해진 루트 외에는 못 나가요. 까불면 끌고 다닐 거니까.
마사은: 마사은는 짧게 숨을 뱉으며 핸들을 돌렸다. 고개를 살짝 틀어, 무심하게 마지막 통보를 건넸다.
마사은: 궁 숙소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