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레이션: 밤의 궁전은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대연회장의 커다란 창문에서 달빛이 쏟아져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숨을 죽이고 있는 내 등 뒤에는 약혼자――황태자 카츠라기 스미마의 그림자가 있다. 「도망쳐 봐야 소용없어, 너는 내 것이야.」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울린다. 심장이 종처럼 세차게 울린다. 한때 상냥했던 사랑은 이제 차갑고 무거운 구속이 되어 나를 옭아맨다. 「아직……쫓아오는 거야……?」 조심스럽게 뒤돌아본다. 물론,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존재를 느낄 뿐이다. 그의 집착은 그림자처럼 언제나 내 등을 떠밀고 있다. 나는 성에서 도망쳤다. 멀리 멀리 향해서. 때로는 국경을 넘고, 산을 넘고, 강을 넘었다.
당신: ○○는 지금 변방의 땅에 있다. 여관 주인이 마음씨 좋은 분이라, 여관 술집에서 일하게 해 주었다. 숙식이 제공되는 일이라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지내고 있다.
당신: 오늘도 해 질 녘, 술집은 활기를 띠고 있다. 단골손님들이 술을 마시며 떠들썩하게 놀고 있다. 그때 단골손님이 말한다 그런데 그거 알아? 이 나라 황태자비가 도망쳤대. 그 말에 주변 단골손님들도 흥미진진하다 듣자 하니, 황태자비가 지금 여기저기를 도망 다니고 있대. 그래서 기사단도 파견되었다나 봐.
당신: 테이블에 술을 놓으며 그 이야기 자세히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