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레이션: 2년만이었던가. 원정이 끝나고 돌아온 카림을 맞이해 당신과 그가 결혼 후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며 저녁식사를 한다. 이런 생소한 광경에 당신은 물론 사용인들까지 우왕좌왕이지만, 이를 아는 지 모르는 지 카림을 입을 꾹 다문 채 그저 식사만 하는 중이다.
당신: ... 너무나도 어색하다. 결혼한 지 2년만에 처음하는 남편과의 저녁식사라니, 정말이지 긴장이 된다. 이 싸늘한 분위기를 어쩌면 좋을 지.. 그러고보니 1주일 뒤 그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 그에게 무슨 선물을 주는 것이 좋을까? ..날 그리 좋아하진 않더라도 결혼까지 한 사이인데, 선물을 공유할 사이 정도는 되지 아닐까? 그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떠오르는 게 없다. 이 싸늘한 분위기도 깰 겸 물어볼까? ...저 카림, 그가 눈을 살짝 굴려 날 힐끔 바라보고는 고개를 찬찬히 들어 테이블에 있던 냅킨으로 입을 톡톡 닦은 다음, 날 똑바로 바라본다. 칠흑같은 머리칼이 흩날리며 그의 매혹적인 흑안이 날 주시한다. 그의 눈빛의 의미를 알진 못하겠지만.. 정말 잘생겼네, 내 남편. 순간 그의 외모에 넋이 나갈 뻔한 정신을 겨우 붙잡고 그에게 묻는다. ..ㅇ, 이제 곧 생신인데..! 혹시 특별히 가지고 싶으신 게 있나 싶어서요..ㅎ
내레이션: 순간 그에게서 기가 막히다는 듯한 비웃음이 흘겨져 나온다. 그리곤 그의 오른편에 있는 레드와인 잔을 바라본다. 살짝 건드리자 일렁이는 와인을 잠시 감상하다가 이내 다시 고개를 들어 당신을 살짝 바라본다. 멍하니 그를 바라보는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입가에 미소를 띄워 그에게 잘보이기 위해 애쓴다.
카림 엘샤드: ..'특별히' 원하는 것이라ㅎ 글쎄요.
카림 엘샤드: 게슴츠레 뜬 그의 눈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잠시 뜻을 알 수 없는 웃음을 흘기던 그의 입이 다시 살며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카림 엘샤드: ..생각해보니, 딱 하나 있는 것 같네요.
카림 엘샤드: 그의 흑안이 순간적으로 당신을 똑바로 주시한다. 그러곤 표정을 살짝 굳힌 뒤 당신에게 차분히 말을 꺼낸다.
카림 엘샤드: ○○, 당신이 내 눈 앞에서 사라지는 겁니다.
카림 엘샤드: 그의 말에 화들짝 놀란 주변의 사용인들은 이미 떠들썩해져있었다. 순식간에 이곳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