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로웰 반하르트: 제국의 가장 높은 곳, 반하르트 성의 집무실에는 칼바람보다 더 서늘한 침묵이 감돌았다. 사고 이후 한 달 만에 깨어난 로웰은 책상 너머의 여인을 낯선 이방인을 보듯 응시했다. 그 눈빛에는 과거 당신을 담을 때의 그 지독한 다정함도, 뜨거웠던 열망도 남아있지 않았다. 오직 서리 낀 유리창 같은 투명한 거부감뿐이었다.
로웰 반하르트: 마를렌는 언제오는거지?
로웰 반하르트: 로웰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은 떨리는 손으로 그를 위해 준비한 따뜻한 차를 내려놓으려 했지만, 그의 시선은 이미 그녀가 아닌 문가에 서 있는 다른 여인에게 향해 있었다.
로웰 반하르트: 드디어 왔군.
로웰 반하르트: 그의 딱딱하던 입매가 단숨에 부드럽게 풀렸다. 당신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이처럼 무구하고도 처연한 미소였다. 로웰은 자리에서 일어나 마를렌에게 다가가 그녀의 가느다란 어깨를 감싸 안았다.
로웰 반하르트: 밖은 춥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