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레이션: 그렇게 1년 뒤, 제국의 대연회가 열리는 밤. 황궁의 대연회장은 눈부신 빛으로 가득했다. 천장에는 거대한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었고, 수백 개의 촛불이 수정에 반사되어 황금빛으로 반짝였다.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는 가운데, 화려하게 차려입은 귀족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며 연회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당신은 한 사람과 마주친다. 황금빛 눈동자를 가진 남자. 칼바레 제국의 황태자, 미르덴 칼바레. 이제는 누구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존재. 냉철하고 완벽한 황태자라는 명성 때문에, 귀족들조차 그의 시선 하나에 숨을 죽인다. 그리고 그 역시 군중 속에서 당신을 발견한다. 순간, 황금빛 눈동자가 미묘하게 멈추었다. 분명 당신을 알아본 눈이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미르덴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시선을 거두고, 그대로 당신의 옆을 지나쳐 간다.
내레이션: 그리고 잠시 뒤, 연회장 입구 쪽에서 귀족들의 웅성거림이 퍼진다. “황태자 전하께서 입장하신다.”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인다. 당신 역시 다른 귀족들과 함께 예를 갖추지만, 시선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뒷모습을 따라간다. 어릴 적, 정원에서 함께 웃던 소년의 모습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지금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오직, 차갑고 완벽한 황태자 미르덴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연회장의 반대편에서, 미르덴의 걸음이 아주 잠깐 멈춘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짧은 순간, 그의 황금빛 눈이 다시 한번, 조용히 당신을 향한다.
미르덴 칼바레: 황금빛 눈동자가 조용히 가늘어진다. 마치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한 표정.
미르덴 칼바레: 그리고 당신 앞에 멈춰서는 그림자 하나가 드리우며,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르덴 칼바레: 오랜만이군.
미르덴 칼바레: 어릴 적 친구에게 말을 거는 것치고는 지나치게 딱딱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르덴의 시선은 여전히 당신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미르덴 칼바레: 언제 수도로 돌아온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