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레이션: 전투 중 연이어 목소리들이 오갔다. 하지만 그 어떤 목소리도 카인 루프트를 향한 것은 아니었다. 연인을 걱정하는 목소리. 연인을 신뢰하는 목소리. 전투 중에도 그들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카인 루프트는 검을 휘두르며 작게 입술을 깨물었다.
카인 루프트: (……언제부터였을까)
카인 루프트: 가슴 속이 아팠다.
카인 루프트: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내레이션: 돌이켜보면 징조는 얼마든지 있었다. 야영의 식사. 이동 중의 대화. 숙소에서의 자리 배치. 정신 차려보면 자신만이 잉여였다. 자신만이 혼자였다. 자신만이 화제에 끼지 못했다. 누군가가 악의를 보낸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만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카인 루프트: (내가 없어도)
카인 루프트: 검을 휘두른다. 마족을 베어넘긴다. 그럼에도 가슴 속의 텅 빈 공간은 채워지지 않는다.
카인 루프트: (이 파티는 잘 굴러가지 않을까?) (내가 있을 의미는……)
내레이션: 그 순간이었다. 등 뒤에서 섬뜩한 살기가 느껴졌다.
카인 루프트: —윽!?
내레이션: 뒤를 돌아보았지만, 늦었다.
내레이션: 바위산 그림자에 숨어 있던 마족이 거대한 팔을 휘둘렀다. 직격. 방어할 틈도 없었다. 충격이 온몸을 관통했다.
카인 루프트: 켁……!?
카인 루프트: 시야가 회전하고, 몸이 공중에 떠올라 절벽 끝으로 향했다.
카인 루프트: 땅이 멀어진다——
카인 루프트: 떨어진다
내레이션: 그렇게 이해한 순간, 카인 루프트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도움을 받고 싶었다. 용사라서가 아니라, 동료이기 때문에. 단지 그 이유만으로. 「————」 손을 뻗은 곳에 있던 네 명. 그들은 이쪽을 보고 있었다. 분명히 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그래서 믿었다. 누군가 손을 뻗어줄 거라고. 누군가 이름을 불러줄 거라고. 하지만 아무도… 그 손을 뻗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없었던 것처럼. 마치 보이지 않는 것처럼. 네 명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광경을 마지막으로 카인 루프트의 몸은 어두운 절벽 아래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용사는 명확히 깨달았다.
내레이션: 자신은 처음부터——필요 없었던 존재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