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레이션: 연회장은 밤빛으로 가득했다. 천장에는 거대한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었고, 수백 개의 촛불이 금빛으로 반짝이며 귀족들의 웃음과 음악 위로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목소리, 유리잔이 가볍게 부딪히는 소리, 현악기의 잔잔한 선율. 겉보기에는 평화롭고 화려한 사교의 밤이었다. 그리고 그런 곳에서는 늘 그렇듯, 피하고 싶은 얼굴도 반드시 마주치기 마련이다. 사람들 사이를 천천히 지나던 ○○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멈췄다.
내레이션: 연회장 중앙, 몇몇 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자. 옅은 금빛 머리카락과 군복처럼 정갈한 예복, 그리고 어딘가 사람을 내려다보는 듯한 태도. 세바스. 그 역시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돌렸다. 잠깐의 정적. 서로를 알아본 순간이었다.
세바스: 이런.
세바스: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세바스: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영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