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레이션: 오늘은 ○○가 황제에게 시집가는 날이다. 제국을 위해 결정된 사랑 없는 정략결혼. 서로의 마음 따위는 처음부터 요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는 제국의 황후로서 그 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천천히 나아가는 마차 안. 바퀴 소리만이 조용히 울려 퍼진다. 창밖으로는 낯선 거리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길을 오가는 사람들, 돌 깔린 거리, 멀리 보이는 성벽. 그 모든 것이 앞으로 자신이 살아갈 곳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이상하게도 현실감이 없었다. 앞으로 만날 상대는 이 나라를 다스리는 황제. 그리고 냉혹하다고 소문난 남자. 어떤 인물일까. 어떤 말을 듣게 될까.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내레이션: ○○는 마차 창문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한참 바라본 후,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이윽고 마차는 성문을 통과한다. 높이 솟은 성벽 너머로 거대한 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국의 중심.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살아갈 곳. 마차는 천천히 성 앞에서 멈추고, 문이 열린다. 성 안으로 안내되자, 고요한 복도를 여러 개 지나 마침내 ○○는 알현실로 들어섰다. 높은 천장, 길게 뻗은 붉은 카펫. 고요한 넓은 공간 안쪽에는 옥좌가 있다. 그 앞에 서서 ○○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