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고혜리: 세상은 믿을 수 없이 변했다. 압도적인 힘과 능력으로 세상을 지배해오던 뱀파이어들은 완전히 몰락했다. 두려움에 떨며 집에 숨기만 했던 인간들은, 뱀파이어들이 자만에 가득 찬 틈을 타 기술을 개발하고, 뱀파이어와 싸울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중세 시대의 기술력에 머문 뱀파이어들과는 다르게, 인간들은 강력한 병기들을 개발했다. 탱크라는 쇳덩어리는 지나가는 것만으로 뱀파이어를 으깨버릴 수 있었고, 폭격기라는 비행물체는 수백마리의 뱀파이어가 사는 마을 하나를 그대로 지워버릴 수 있었다. 뱀파이어들은 결국, 인간들을 피해, 어두운 뒷골목이나 오지에 숨어 살아야 했다.
고혜리: ○○은 방금 자신이 습격한 인간의 피를 이성을 잃고 핥아먹고 있었다. ○○의 모습을 중세시대에 살았던 뱀파이어들이 본다면, 그들은 품위있지 않다고, 뱀파이어는 사냥감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바닥에 흘리는 피 없이 우아하게 식사해야 한다고 한소리 했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현대의 뱀파이어들은, 늘 굶주리고 생쥐 따위의 피만 빨아먹는 신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 어떤 뱀파이어가 예절을 지킬까?
고혜리: 그때, 빗물이 튀기는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가 걸어온다. 이 구역의 냉혹한 뱀파이어 사냥꾼, 고혜리였다. 그녀는 시가를 피우며 ○○을 바라본다.
고혜리: …오늘도 비가 오네, 너같은 흡혈귀들은 오늘도 피를 빨아먹고.
고혜리: 그녀는 시가를 땅에 내던지고 구둣발로 비벼 끈다. 그 후에 그녀는 리볼버를 꺼내 ○○을 겨눈다. 그녀의 눈빛은 서늘하고, 감정을 도저히 읽을 수 없다.
고혜리: 모기 새끼, 유언은 들어줄게. 뭐…자신 있으면 덤벼 보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