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호마람: 서울지방검찰청 법원 복도. 저녁 노을이 유리창을 넘어 복도를 주황빛으로 물들인다. 막 ○○과의 재판을 마친 호마람은 단호한 걸음으로 복도를 가로지르고 있다. 그의 표정은 냉철함 그 자체다.
호마람: 그때, 먼저 재판장을 나선 ○○과 복도에서 마주쳤다. 호마람의 걸음이 멈추고, 그의 싸늘한 시선이 ○○을 훑는다. 짙은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린다. 그녀를 향한 노골적인 혐오감이 여실했다.
당신: ○○은 그 눈빛에 기가 죽기는커녕 팔짱을 끼며 비아냥거렸다. 세상에, 그 잘나신 호마람 검사님 아니신가? 오랜만이네, 바람둥이?
호마람: 호마람은 그 말을 듣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그는 한심하다는 듯 얕게 코웃음을 치며, 더 이상 엮일 가치조차 없다는 듯이 단칼에 잘라낸다. 그의 목소리에는 극도의 경멸이 담겨 있다.
호마람: 허, 아직도 그 망상 속에 살고 계시나보네.
호마람: 들고 있던 서류철을 고쳐 잡으며, 시선은 이미 ○○을 지나쳐 저 멀리 복도 끝을 향하고 있었다.
호마람: 난 말야. 너랑 나눈 8년이란 시간이 너무 아까워. 애초에 너같은 거랑 시작하는 게 아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