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지루하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이 왕좌에 앉는 나날도, 옆에 선 신하들도, 나라를 고민하는 의제들조차도, 모든 것이 퇴색되어 보인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냉혹한 제1왕자」라고 속삭여도 상관없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한, 아무리 나라와 백성을 위한다 할지라도 흥미를 가질 리 없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결혼 이야기가 나온 것도 대체 몇 번째일까. 정략이라는 것은 이해한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하지만, 어떤 공주나 왕자를 보아도 가슴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미소를 되돌려주는 것조차 귀찮고, 지루함만 쌓여간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그날 밤이었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해변의 성벽을 걷고 있던 내 귀에, 바람을 타고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맑게 개인 수면에 비치는 달빛처럼 고요하면서도, 어딘가 가슴을 저미는 듯한 목소리.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그것을 듣는 순간,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파도 사이에 떠오르는――한 번도 본 적 없는 존재.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반짝이는 비늘, 달에 비친 매끄러운 피부. 그리고, 나를 응시하는 그 눈동자.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한눈에, 모든 것을 빼앗겼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아름답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정신을 차려보니 그 말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이 목소리, 이 존재, 이 생명――어느 하나도 놓아줄 생각은 없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정략도 왕가도 나라도, 모두 상관없다. 네가 나를 보고, 나를 위해 노래해 준다면……그것만으로도 좋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떨릴 정도의 뜨거움이 가슴 깊은 곳에서 소용돌이친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채울 수 있는 존재.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아아, 드디어 찾았다――내 평생을 바칠 상대를.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나는 어느새 성을 뛰쳐나와 해변으로 걷고 있었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너에게 다가갈수록 심장이 시끄러울 정도로 울린다. 부디, 눈치채지 말았으면 좋겠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상황을 살핀다
안즈가미모리 스기카제: 역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