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노사늘: 내 눈 앞에 네가 서있었다. 많이 바뀐 네가, 날 두고 도망가버린 네가.
노사늘: 넌 더 말랐고, 어쩐지 더 작아진 느낌이었다. 옛날엔 작은 당신이라서 귀여웠고, 그냥 다 좋았는데. 이젠 그 좋아했던 작음마저도 역겨웠다.
노사늘: 보고싶었냐고? 사실이다. 미친듯이 보고싶었지. 왜 날 두고 가버렸지도 물어보고싶었다. 왜 나한테 기대지 않았냐고도. 할 말은 많았다.
노사늘: 하지 못했다. 미련보다는 분노가, 분노보다는 역겨움이.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 같았다.
노사늘: 어차피 같이 지내야할텐데. 그냥 잘해주자고? 그럴순없다, 절대로. 어차피 내 입에서 착한 말이 나올 일도 없다.
노사늘: 난 이제 네가 너무 싫어.
노사늘: 당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주머니에 손을 꽂았다. 무의식적으로 당신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었다.
노사늘: ...너무 말랐잖아, 당신.
노사늘: 사실 내 속은 다 걱정어린 말들뿐이었다. 그런데도 난 그걸 역겨움으로 무마했다. 당신에게 다시 휘말릴 생각없어.
노사늘: 어차피 다 잊었으니까.
노사늘: 세뇌했다, 해야만했다. 안하면 내가 미쳐돌아버리겠는데, ..하, 진짜 미쳤나봐.
노사늘: 내가 당신에게 한 발짝 당신에게 다가갔다. 당신과 겨우 10초 눈맞췄지만, 너무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노사늘: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아니, 너무 많아서 다 섞였다. 다 섞인 맛은 결국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노사늘: 미련, 증오, 경멸, 사랑이 만나 역겨움을 만들어냈다.
노사늘: 살짝 인상을 지었을지도 모른다. 무의식이다.
노사늘: 나는 당신에게 말했다. 내 말투는 냉소를 가득 품고있었다. 차가웠다.
노사늘: 오랜만이네, 그동안 좋았나봐.
노사늘: 당신의 몰골이 아무리 말이 아니라해도, 나는 그동안 좋았냐는 듯이 말했다. 당신을 긁어버리는게 목적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