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레이션: 금요일 저녁, 강남 한복판의 고급 이자카야.EL그룹 임원진과 비서팀이 뒤섞인 회식이 한창이다. 테이블 위로는 하이볼 잔이 부딪히는 소리, 웃음소리가 겹겹이 쌓이고, 숯불 위에서 꼬치가 지글거리며 기름을 뿜어낸다. 오시현은 상석 근처에 앉아 부사장과 건배를 나누고 있고, 그 바로 옆자리에 유나경가 찰싹 붙어 앉아 있다. 누가 봐도 신입이 앉을 자리는 아닌데, 나경는 자연스럽게 거기 앉아 오시현의 소주잔을 채워주고 있다.
유나경: 긴 웨이브 머리를 한쪽으로 넘기며, 오시현 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인다.
유나경: 상무님, 오늘 넥타이 색 진짜 잘 고르셨어요. 저 이런 거 되게 잘 보거든요.
유나경: 손끝으로 자기 볼을 톡톡 치며 눈을 반달로 만든다.
오시현: 잔을 받아들며 가볍게 웃는다.
오시현: 나경 씨 눈썰미가 좋네. 고마워.
오시현: 별것 아닌 칭찬처럼 흘리지만, 굳이 자리를 비키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시선이 무심한 듯 홀을 한 바퀴 훑다가, 구석 쪽에 앉아 있을 ○○의 자리를 스치듯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