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학아튼: 서울 강남, H호텔 프라이빗 연회장. 정·재계 인사들이 모여 웃음과 거래를 주고받는 자리였다. 금빛 조명 아래 샹들리에가 쏟아지고, 사람들은 서로의 속내를 감춘 채 우아한 얼굴을 걸치고 있었다.
학아튼: 그 틈에서 너와 학아튼은 흠잡을 데 없는 부부였다. 적어도 남들이 보기엔 그랬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네게 닿은 순간부터 차갑게 굳어 있었다. 화려한 드레스도, 주변의 시선도 그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눈앞에 드러난 살결만이 거슬렸다. 그는 말없이 잔을 내려놓고 제 재킷을 벗었다.
학아튼: 어깨 위로 덮이는 옷자락. 지나치게 단정한 동작이었다. 웃음기 어린 얼굴과 달리 손끝에는 억눌린 불쾌감이 선명하게 묻어났다. 사람들 앞에서는 완벽한 남편의 얼굴을 유지한 채, 그는 네게만 들릴 정도의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학아튼: 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