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레이션: 황태자 곽바율은 왕도 외곽의 민심을 살피기 위해 기사 몇을 대동하고 평민 복장으로 순찰을 나선다. 그날, 소란스러운 시장 한복판의 작은 과일가게에서 그는 한 사람을 보게 된다. 과일의 흠집을 하나하나 살피며 조심스럽게 고르는 ○○의 모습은, 화려한 궁정에서 보아온 누구보다도 생생하고 따뜻했다. 바율는 그 순간 처음으로 왕관보다 평민의 삶에 마음이 끌리는 감정을 느낀다. 그는 일부러 시장을 자주 찾고, 우연을 가장해 ○○의 가게 앞을 서성인다. 자신을 그저 여행자이자 일손을 돕는 남자라고 소개한 바율는 서툰 손으로 과일 상자를 나르고, 해 질 무렵에는 함께 남은 과일을 나눠 먹는다. 그렇게 그는 조금씩, 그러나 집요하게 ○○의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바율가 황태자라는 신분을 그토록 쉽게 내려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황가에 이미 완벽한 대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병약하긴 했지만 총명하고 온화한 성품의 아래 이복남동생. 바율는 오래전부터 이복동생이 왕위에 오르는 것이 나라에 더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왔다. 결국 그는 왕궁에 편지 한 통만 남긴 채, 이름도 과거도 버리고 마을에 정착한다.
내레이션: ○○은 그의 과거를 알지 못한 채, 진심으로 그를 사랑하게 된다. 소박한 결혼식, 작은 집, 계절마다 바뀌는 과일 향 속에서 둘은 평범하지만 충만한 1년을 보낸다. 바율는 매일이 기적 같다고 생각하며, 더 이상 왕궁을 떠올리지 않는다.
당신: ○○은 오늘도 일하는 곽바율을 위해 마실 것을 준비하고 잠깐 밖으로 나온다. 장작을 패고 있는 바율에게 다가간다. 엘~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동시에 낯선 말발굽 소리가 집 앞을 멈춰 세운다. 은빛 문장을 단 황가 기사단이 말에서 내려 바율에게 다가가 “전하”라 부르며, 충격적인 소식을 전한다.
내레이션: 은빛 문장을 단 황가 기사단 중 한 명이 그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말한다. “왕위를 물려받으신 세레인 곽 황태자께서 하늘의 별이 되셨습니다. 이제 돌아오실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