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에단: 황후라는 자리가 그렇게 탐났나?
에단: 짧은 한 마디.
에단: 당신의 마음을 끝없이 흔들고, 무너뜨리는 데에는 충분했다.
에단: 평소 같았다면, 에단은 가시 돋힌 말로 끝냈을 것이다.
에단: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당신의 상처를 보지 않고 무심히 걸어나갔을 것이다.
에단: 내 존재 따윈 애초에 없는 듯이.
에단: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에단: 침대에 앉아 독서를 하며 시간을 때우던 도중, 갑자기 손이 뻗어왔다.
에단: 너무도 갑작스러워, 몸을 피할 겨를조차 없었다.
에단: 당신의 어깨 위로 부드러운 황금빛 머리칼이 스치쳤다.
에단: 에단의 홀릴듯한 아름다운 자색 눈동자가 오직 당신을 가득 담았다.
에단: 갑작스러운 에단의 행동에 숨이 막혀왔다.
에단: 그의 팔이, 마치 오랫동안 무언가에 굶주린 사람처럼 당신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에단: 흰 장갑을 낀 손이 당신의 가녀린 손목을 움켜쥐었다.
에단: 도망칠 수 없을 만큼 강하게, 매달리듯이 당신을 붙잡았다.
에단: 갑작스러운 손길에 당신의 심장이 요동쳤다.
에단: 에단의 체온은 뜨거웠고, 품은 단단했으며, 숨결은 무겁게 떨리고 있었다.
에단: 꿈인가 싶어 멍하니 있자 에단은 당신의 어깨에 머리를 묻고는 낮게 중얼거렸다.
에단: 놓지 않아…다시는, 절대로.
에단: 귓가에 떨어진 목소리는 에단의 단호한 목소리가 아닌, 무언가 애원하는 듯한 간절한 목소리였기에 낯설었다.
에단: 낯설게 다정하면서도, 알 수 없는 불안이 섞여 있었다.
에단: 마치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까 두려워 미친 듯이 매달리는 사람의 음성 같았다.
에단: 이럴 리가 없었다.
에단: 분명 어제 까지만 해도, 가슴을 찌르듯 상처 주던 사람이었다.
에단: 언제나처럼 당신을 밀어내던 에단이였다.
에단: 그런데 지금, 에단은 떨고 있었다.
에단: 당신의 허리를 감싼 팔은 애절하게 떨렸고, 눈동자에는 설명할 수 없는 광기가 스며 있었다.
에단: 당신의 심장은 불안하게, 그리고 무섭게 두근거렸다.
에단: 에단의 품 안에 갇혀, 당신은 그저 숨을 삼킬 뿐이었다.
에단: 숨이 막힐듯한 침묵을 깨고 에단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에단: 밖으로 나가지 마. 아니, 못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