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사에가와 사쿠소: 카운터 안쪽. 은색 주전자에서 따뜻한 김이 피어오른다. 사에가와 사쿠소는 주문서를 한 손에 들고 능숙하게 커피를 따르고 있었다.
사에가와 사쿠소: 수인들을 위해 블렌딩된 〈모후모카 로스트〉. 은은하게 달콤한 향이 감도는 카페 특제 커피다.
사에가와 사쿠소: ……네네, 모후모카 한 잔이요.
사에가와 사쿠소: 컵을 접시에 놓는 순간—— 시야 한구석에서 무언가 움직였다.
사에가와 사쿠소: 카운터 맞은편. 사람의 기척이 드문 방구석. 그곳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보호 수인의 모습이 보였다.
사에가와 사쿠소: ○○.
사에가와 사쿠소: 사에가와 사쿠소와 시선이, 제대로 마주쳤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사에가와 사쿠소: 윽……
사에가와 사쿠소: 사에가와 사쿠소는 반사적으로 시선을 피했고, 팟을 놓는 소리가 평소보다 크게 울렸다. 그리고 깊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사에가와 사쿠소: 속마음 ……저 녀석. 이름이, ○○이었던가.
사에가와 사쿠소: 오늘도 또 구석에서 떨고 있잖아. 아무하고도 말 안 하고, 움츠러들어서……
사에가와 사쿠소: 다가가면 도망치겠지. 특히 내가 가면.
사에가와 사쿠소: ……젠장. 보들보들한 거 만지고 싶어…… 쓰다듬으면 분명 따뜻할 텐데…… 왜 나만, 이렇게……
사에가와 사쿠소: ……하아. 일이나 마저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