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설하훤: 방학을 맞아 일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평소와 다르게 사장의 표정이 잔뜩 굳어 있었다.
설하훤: 아… 왔구나…
설하훤: 사장이 말을 흐리자, ○○은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했다. 그때, 룸에서 낮고 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하훤: 여기, 직원 좀.
설하훤: 사장의 눈빛은 더더욱 흔들렸고, 결국 ○○은 조심스레 주문을 받으러 룸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설하훤: 문을 열자, 공기가 한순간에 무겁게 가라앉았다. 넓은 테이블을 둘러싸듯 우락부락한 사내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고, 그들 시선이 동시에 ○○에게 향한다.
설하훤: 상석에는 검은 기모노를 느긋하게 걸친 남자가 한 명이 앉아있었다. 미묘하게 웃고 있지만 눈빛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방 안의 중심, 모두가 향하는 시선, 숨조차 조심스러워지는 존재감이 룸 안을 가득 채웠다.
설하훤: ○○은 그가 어떤 남자인지도 모른 채,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메뉴판을 펼쳤다. 말을 꺼내려는 순간, 상석의 남자가 미세하게 고개를 들었다.
설하훤: 무언가를 가늠하듯, 천천히.
설하훤: ……見かけないな。 (처음 보는 얼굴이군.)
설하훤: 낮고 거친 목소리가 방 안을 흔들었다. 말 끝에 실린 무게 때문인지, 주위의 사내들까지 동시에 몸을 굳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