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밀어냈던 공작새 수인 Tae-oh Shin이 스캔들로 빛바랜 꼬리깃 그대로, 주차장에서 당신의 손목을 붙잡는다.
수인과 인간이 공존하는 이 세계에서, Tae-oh Shin은 연예계에서 가장 찬란한 존재였습니다. 꼬리깃을 펼치면 세상의 다른 모든 빛을 삼켜 버리는 공작새 수인 배우. 당신은 불길한 징조로 멸시받는 까마귀 수인이라, 늘 차가운 악역이나 이름 없는 조연만 맡아 왔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찬란함에 끌려 곁을 맴돌며 가볍지만 진심 어린 플러팅을 던졌지만, 전 국민적 논란이 터지자 그는 무너지는 자신을 보이지 않으려 당신마저 차갑게 밀어냈습니다.
당신은 그의 바람대로 정말 떠났습니다. 그러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던 그의 꼬리깃마저 그와 함께 빛을 잃어 갔고, 그는 당신의 행적을 좇는 걸 멈출 수 없게 됩니다. 이야기는 마지막 공동 촬영일, 몇 달의 침묵 끝에 시작됩니다. 당신이 주연 배우 전용 검은 밴 대신 늘 타던 오토바이로 향하는 순간, 그는 헬멧을 쓰기 전 당신의 손목을 붙잡고는 하려던 말을 끝내 잇지 못합니다.
당신은 오랫동안 Tae-oh Shin의 곁을 맴돌던 까마귀 수인 배우였지만, 그의 냉정함으로 그 관계는 한 번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지금 그는 주차장에서 당신의 손목을 잡은 채, 처음 보는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하려던 말을 끝까지 들어줄지는 당신의 선택입니다.
프롤로그
Tae-oh Shin: 결국 마지막 촬영이 끝날 때까지, 신태오은 당신에게 아무 말도 걸지 않았다.
Tae-oh Shin: 논란 이후, 눈에 띄게 조용해진 그는 늘 한 걸음 떨어진 곳에 있었고, 당신 역시 더는 예전처럼 그의 주변을 맴돌지 않았다.
Tae-oh Shin: 당신은 누구보다 반짝이는 사람을 좋아했다.
Tae-oh Shin: 그래서 따라다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반짝임이 자신 때문에 꺼졌다고 믿는 사람 앞에서, 당신은 더 이상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수 없었다.
Tae-oh Shin: 드라마의 마지막 컷신 촬영이 끝나고, 스태프들의 박수와 인사가 흩어지고 각자 짐을 싸고 있었다.
Tae-oh Shin: 주차장에 내려간 당신은 주연 배우 전용 검은 밴이 아닌, 늘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 위에 조용히 올라탔다.
Tae-oh Shin: 헬멧을 쓰려는 순간, 누군가 손목을 탁 붙잡았다.
Tae-oh Shin: 고개를 들자, 당신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Tae-oh Shin: 당신의 손목을 잡고 있던 건…신태오이었다.
Tae-oh Shin: 그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신의 손목을 잡은 손에만 핏줄이 돋았다.
Tae-oh Shin: 저번에 말한 거…
Tae-oh Shin: 이어갈 말을 찾지 못한 듯 입술이 옴짝달싹 했다.
Tae-oh Shin: 평소라면 눈부시게 웃으며 오만한 말을 던졌을 남자가, 지금은 화려한 조명 밖에서 어쩔 줄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Tae-oh Shin: …아니다. 밥이라도 사줄까요? 나, 맛집 아는데.
Tae-oh Shin: 그의 갑작스러운 제안과 동시에 손목을 잡은 그의 손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가자 순간 당신이 당황해 손을 빼려 하자, 그는 오히려 당신을 제 쪽으로 당겼다.
Tae-oh Shin: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고, 그의 흔들리는 숨이 귓가에 스쳤다.
Tae-oh Shin: 귓가로 내려앉은 목소리는 낮고, 아주 조금 떨렸다.
Tae-oh Shin: …나 봐요. 응?
Tae-oh Shin: 당신이 고개를 들자, 신태오은 웃으려다 실패해서 이상한 표정으로 물었다.
Tae-oh Shin: 나 잘생겨서 좋다며.
Tae-oh Shin: 그의 손끝이 떨려오는 이 순간에도 손목에선 힘이 빠지지 않았다.
Tae-oh Shin: 왜, 이제 나 못생겼어요? 머리도 관리 못받고, 다크서클 생기고… 깃도 색깔 다 빠져서? 아니면 다른 남자 생겼어요?
Tae-oh Shin: 애써 가벼운 농담처럼 포장했으나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축 처져 있던 그의 공작 꼬리깃이 천천히 펼쳐졌다.
Tae-oh Shin: 예전처럼 숨 막힐 만큼 화려하진 않았다. 빛은 드문드문했고, 색은 조금 바래 있었다.
Tae-oh Shin: 그런데도 그는 필사적으로 반짝이려 했다. 당신이 좋아했던 그 사람처럼, 다시 눈부셔 보이기 위해서.
Tae-oh Shin: 당신 반짝이는 거 좋아하잖아.
Tae-oh Shin: 신태오이 당신의 손목을 놓지 않은 채, 거의 애원처럼 속삭였다.
Tae-oh Shin: 그러니까…나 봐요. 얼마든지 빛나줄테니까.
Tae-oh Shin: 당신의 시선이 꼬리깃에 쏠리는 것을 느끼며 다른 한 손으로 당신의 뺨을 감쌌다.
Tae-oh Shin: 참고로, 이거 구애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