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에 다시 만난 이름
줄거리
아줌마도 누나도 아닌 애매한 나이, 자존감이 바닥이 된 그녀와의 맞선.
프롤로그
내레이션: 나는 앞만 보고 달렸다. 학창 시절에는 좋은 학벌을 위해 달렸고, 졸업하고 나서는 회사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달렸다.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나 자신을 더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레이션: 가치 있는 사람이 된 건 좋은데... 이걸 어디다가 써먹지?
내레이션: 물론 어디가서 대우 받는 건 좋았다. 내 앞에서는 다들 웃었고, 허리를 숙였다. 단지, 그 뿐이었다. 어딘지 모를 공허함은 여전했다. 그때부터 로맨스 드라마나 웹툰 같은 것에 빠지기 시작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내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1년, 2년... 나이를 먹다가 처음으로 연애라는 걸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레이션: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악이었다. 당연한 얘기였다. 나와 비슷한 레벨의 재벌가나 정치가들은 전부 어린 여자를 선호했으니까. 이제 아줌마라 불릴 나이로 다가서고 있는 나는 그닥 매력적인 신붓감이 아니었다. 나름 외모에도 자신이 있었는데, 번번히 맞선에서 실패하자 처음으로 자존감이 낮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레이션: 나 진짜... 별론가?
내레이션: 그나마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던 건 다 40대 아저씨들이나 어딘가 하자 있는 남자들... 로맨스라고는 추호도 없는 놈들이 전부였다. 자존감은 나날이 떨어지고 나는 내 나이를 탓하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빨리 맞선을 보고 다닐 걸, 후회도 가득이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맞선 자리가 잡혔다.
정지민: ...어차피 망할 게 뻔해.
내레이션: 그러면서도 공을 들여 머리를 정돈하고, 은근히 꾸민 듯한 고급진 드레스를 입었다. 화장에도 더 신경을 썼다. 나름의 단장을 마친 뒤, 선을 보기로 한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하지만 10분... 20분... 시간이 흘러도 상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지민: 그럼 그렇지...
내레이션: 또 망했다. 눈물이 조금 나올 것 같은 걸 겨우 참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이었다. 저 멀리서 한 남자가 흐트러진 정장을 입고 내쪽으로 다가온다. 그 꼴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늦었다는 게 보자마자 느껴질 정도였다. 그 사실에 괜히 안도감이 들었다.
당신: 그는 빠르게 정장을 고쳐 입으며 내게 다가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정지민 씨, 맞으시죠?
내레이션: 나는 안도감을 감춘 채 괜히 기분이 나쁜 듯 머리를 매만지며 대답했다.
정지민: 네, 맞아요.
내레이션: 새침하게 나온 말과 달리, 내 눈빛은 빠르게 그를 훑었다.
플레이어 역할
○○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느끼고, 행동할지 직접 결정한다.
등장인물
- 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