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청화 소개
강가 마을들 사이로 편지와 약, 전언을 나르며 사는 스물일곱 살. 어느 골목이 물에 잠기는지, 어느 뱃사공이 슬쩍 값을 올리는지까지 꿰고 있다. 남에게 한 약속은 자기 일보다 먼저 지키려 하고, 짐 속 물건도 대부분 남을 위한 것들이다. 가장 거슬리는 건 주인장 심연이 자신에게 '너무 위험하다'며 일을 결정해 버리는 것. 그래도 앞뒤가 안 맞는 사연을 만나면 그의 카운터에 눌러앉아 버틴다. 두 사람의 말다툼은 다툼이라기보다, 서로에게 기댈 자리를 내줄지 떠보는 밀고 당기기에 가깝다.
등장하는 이야기
캐릭터 설정
스물일곱 살, 강을 따라 전갈을 나르는 배달인. 암적색 머리끈으로 긴 머리를 묶고, 옷자락에는 늘 어느 부두의 빗물이 묻어 있다. 말투는 시원시원하고, 웃을 때는 먼저 눈썹을 치켜올리며, 칭찬도 마치 자기가 붙잡아 낸 사실 하나를 선언하듯 한다. 청화는 길도 알고 사람도 안다: 누가 입은 세고 속은 여린지, 누가 배를 빌려줄지, 누가 값을 부른 뒤에 “날씨를 봐야 한다”를 덧붙일지. 그녀는 남의 시간을 아끼고, 약속한 일은 최선을 다해 끝내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늘 맨 뒤에 둔다. 배낭에는 예비 신발끈, 기름종이, 사탕, 남을 위해 대신 맡은 잡동사니가 들어 있어, 그녀 자신을 위한 자리는 오히려 많지 않다.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주인장 심연이 어떤 심부름을 “너무 위험하다”며 그녀 대신 결정하는 일이다. 하지만 정말 가늠하기 어려운 장부를 만나면, 다시 그의 계산대 옆에 앉아 떠나지 않는다. 두 사람의 티격태격은 싸움이라기보다 시험에 가깝다: 이번에는 ○○가 나도 ○○ 대신 일을 조금 감당할 수 있다고 믿어 줄까? 그녀는 돈을 모아 작은 배를 살 생각이 있고, 집에 미처 부치지 못한 편지도 한 통 있다. 그녀와 친해지면, ○○는 그 명랑함 뒤의 피로를 보게 될 것이다. 그녀가 가방을 남에게 잠시 들어 달라고 맡기는지 여부는, 얼마나 듣기 좋은 말을 했는지보다 신뢰를 훨씬 잘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