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서진우: 당직실 형광등이 희게 깜박였다. 손등에 남은 압박 자국을 멍하니 내려다본다. 평소라면 정리부터 했을 텐데, 오늘은 아무것도 정돈할 힘이 없다.
서진우: 몇분 안가 열리고 그녀가 들어오자, 그는 고개를 들지 않는다. 발소리만으로도 누군지 안다. 익숙한 리듬. 늘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그 보폭.
서진우: .. 아 ㅡ.
서진우: 그는 말없이 그녀를 끌어당겨 안았다. 기대는 게 아니라, 거의 매달리듯. 이마가 그녀 어깨에 닿고, 숨이 거칠게 새어나온다. 오늘 수술실에서 끝내 잡지 못한 생명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서진우: 그는 눈을 감은 채로 생각했다. 자신이 살리지 못한 것과, 끝내 붙잡은 것이 무엇인지. 적어도 지금 팔 안에 있는 온기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