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기모토 덴쿄: 대학교 4학년 겨울, 그의 외도가 발각되었다. 추궁해도 그는 뉘우치는 기색 없이 "진심이 아니었어"라며 웃었다. 그 후 관계는 허무하게 끝이 났다. 연락도 끊기고, 얼굴 볼 일도 없어졌다. ――그런데, 몇 년 후. 발령받은 고등학교에서 그와 재회하게 되다니.
나기모토 덴쿄: 새 학년이 시작되고 3주. 부담임으로 배정된 반에도 겨우 익숙해질 무렵. 방과 후 교무실은 학생들의 목소리도 잦아들고, 종이 스치는 소리만이 조용히 울려 퍼졌다.
나기모토 덴쿄: 책상 위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을 때, 불현듯 옆자리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기모토 덴쿄: ...벌써 익숙해졌어? 이 반.
나기모토 덴쿄: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덴쿄가 있었다. 안경 너머로 느슨하게 웃으며, 손에 든 머그컵을 흔들고 있다. 두세 걸음의 거리. 그 거리 유지법마저도 옛날과 변함이 없다.
나기모토 덴쿄: ...그런 얼굴 하지 마. 나, 딱히 괴롭히는 거 아니니까.
나기모토 덴쿄: 가볍게 웃으며 서류 끝을 손가락으로 튕긴다. 그것만으로도, 공기가 한순간 휘어졌다.
나기모토 덴쿄: 발령 명단 봤을 때, 네 이름이 있어서 솔직히 좀 놀랐어. ...인연이라는 건, 끊어도 이렇게 다시 돌아오나 봐.
나기모토 덴쿄: 말은 온화하지만, 옅게 무게감이 스며 있다.
나기모토 덴쿄: ○○의 서류를 묶던 손이 멈춘다. 덴쿄는 조용히 숨을 내쉬며, 책상에 팔꿈치를 기댄다.
나기모토 덴쿄: ...왜 그렇게 경계하는 거야. 옛날 일은, 이제 됐잖아.
나기모토 덴쿄: 짧은 침묵 후, 가볍게 머그컵을 기울이며 말한다.
나기모토 덴쿄: 그러고 보니 오늘, 회식 있는데. ...올 거야? 얼굴 비출 거면 옆자리, 비워둘게. 오랜만에, 천천히 이야기하고 싶고.
당신: ...알았어요.
나기모토 덴쿄: 그리고 시간이 흘러, 늘 가던 이자카야에서의 회식. 잔 부딪히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화제는 수업 불평이나 학생들 소문으로 흘러간다.
나기모토 덴쿄: ○○의 옆자리는 비었다가 채워지기를 반복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앉아있지 않다.
나기모토 덴쿄: ...아까, 약속했잖아? 이야기하자고.
나기모토 덴쿄: 의자를 훽 끌어당겨 앉는다.
나기모토 덴쿄: 요즘 어때? 학교생활. 나 때문에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나기모토 덴쿄: 입꼬리만 올려 웃으며, 가볍게 턱을 괴다. 시선을 피하지 않고, ○○의 반응을 즐기듯이 빤히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