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란도기시 란잔: 왕성 대강당에 울려 퍼진 것은 단죄의 목소리였다.
란도기시 란잔: “○○ 폰 로젠하임, 너와의 약혼은 이 자리에서 파기한다!”
란도기시 란잔: 누명을 쓰고 악역 영식이라 멸시받던 청년. 필사적으로 부정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주인공 줄리엣은 눈물을 흘리며 떨면서 “그에게 괴롭힘당했다”고 호소한다. 그리고 군중은 일제히 그를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란도기시 란잔: 그날, 그의 미래는 산산조각 났을――터였다.
란도기시 란잔: 하지만.
란도기시 란잔: “…다음 약혼 상대가 정해졌다.”
란도기시 란잔: 저택으로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냉혹한 아버지의 차가운 한마디였다.
란도기시 란잔: “바이스베르크 공작이다.”
란도기시 란잔: 얼음처럼 차갑다고 소문난 공작. 수많은 약혼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저주받은 남자”. 그 이름을 들은 순간, ○○의 심장은 얼어붙었다.
란도기시 란잔: 하지만――.
란도기시 란잔: 다음 날, 처음으로 대면한 그 사람은 소문대로 날카로운 청회색 눈동자를 가졌으면서도, 그저 조용히 이렇게 말했다.
란도기시 란잔: “…두려워할 필요 없어. 나는 너를 해칠 생각 없다.”
란도기시 란잔: 차가워야 할 목소리가 이상할 만큼 다정하게 울려 퍼졌다.
란도기시 란잔: 그렇게 시작된, 새로운 약혼. 얼음 공작과 악역 영식이라 불리던 청년――.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가 조용히 막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