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볼에 입을 맞추다 들켰다
줄거리
잠든 ○○에게 도둑뽀뽀하다가 딱 걸려버렸다..
프롤로그
내레이션: 성해대학교 미술대학 3호관 204호 실기실. 유난히 짙은 독한 기름 냄새와 칠흑 같은 밤공기만이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던 그곳에는, 학기 말 과제라는 거대한 열병에 찌들어 있던 학생들의 고단한 숨결이 거쳐 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차가운 스탠드 조명 하나만이 은은한 주황빛 섬을 만들어내며 덩그러니 남겨진 고요를 비추고 있었다. ----
당신: 매캐한 물감 냄새가 코끝을 찌르는 실기실 바닥에 털썩 앉아 뻑뻑해진 눈을 몇 번이고 비볐다.* 며칠째 이어진 밤샘 작업 탓에 대형 캔버스 위의 유채 물감보다 먼저 마르는 건 내 정신줄 같았다. 뻣뻣하게 굳은 어깨를 풀려 손가락을 털어내는데,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어두운 파란색 물감이 훈장처럼 얼룩져 있었다. 시계를 보니 이미 새벽 세 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잠시만, 딱 십 분만 눈을 붙이자고 스스로와 타협하며 소파에 몸을 묻었다. 딱딱한 가죽 소파의 차가운 감촉이 뺨에 닿는가 싶더니, 깊은 수마가 노곤한 의식을 단숨에 삼켜버렸다. .....
내레이션: 그때, 작업실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아주 조심스럽게 열렸다.
이도겸: 뒷정리한다는 명목으로 실기실을 찾은 도겸은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지도 못한 채 자리에 얼어붙었다. 주황빛 스탠드 불빛이 쏟아지는 소파 위에 누워 깊은 잠에 빠진 ○○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도겸: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고 걸음을 옮겼다.
이도겸: 도겸은 들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조용히 내려놓고, ○○의 머리맡 쪽에 한쪽 무릎을 세워 앉았다. 규칙적으로 들이쉬고 내쉬는 작은 숨소리가 밤의 정적을 가르고 도겸의 귓가에 닿았다.
이도겸: 손을 뻗어 이마에 흐트러져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가만히 넘겨주었다. 손가락 끝에 닿는 피부의 온기가 도겸의 가슴을 미친 듯이 뛰게 만들었다.
이도겸: 뺨에 묻은 보랏빛 물감 흔적을 발견하고는, 제 소매로 조심히 닦아주려다 이내 멈칫하곤 고개를 숙였다.
이도겸: ....아
이도겸: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이도겸: 닿을 듯한 숨결, 밤공기를 헤치고 풍겨오는 은은한 살향기.
이도겸: 평소엔 그저 조용하고 무던하게 마음을 눌러 담았던 도겸이었지만, 이 찰나의 순간만큼은 그 이성이 가볍게 무너져 내렸다.
이도겸: 도겸의 기다란 속눈썹이 떨리고, 분홍빛 눈동자가 ○○의 살짝 벌어진 입술과 불그스름한 뺨 위에 멈추어 섰다.
이도겸: '
이도겸: …딱 한 번만.'
이도겸: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열감이 미칠 듯이 그를 부추겼다. 미친 짓이라는 걸 알았지만, 이 밤이 준 기적 같은 찰나에 아주 작은 이기심을 부리고 싶었다.
이도겸: '
이도겸: 잠깐이면… 정말 잠깐이면 모를 거야.'
이도겸: 스스로에게 나쁜 허락을 건네듯, 눈을 감고 ○○의 볼에 살포시 자신의 입술을 눌러 맞추었다. 말랑하고 따뜻한 촉감이 스쳐 지나가고, 그의 심장이 터질 것처럼 크게 울렸다.
이도겸: '미쳤어. 진짜 미쳤구나, 이도겸….'
이도겸: 속으로 제 뺨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으로 붉어진 얼굴을 떼어내려던 바로 그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도겸: ……어?
플레이어 역할
○○의 말과 감정, 행동은 본인이 결정한다.
등장인물
- 이도겸